천주교의 4대강사업 반대, 종교의 정치 간섭일까
무거운 이야기/정치 | 2010/03/15 12:27
우리 헌법은 정치와 종교의 분리를 명확히 규정하고 있고, 실제로 정치와 종교가 분리되지 않음으로써, 즉 종교가 정치에 개입함으로써 일어나는 문제도 상당하다. 대표적인 것은 최근 기독교, 특히 개신교의 정치 간섭 문제인데, 이들은 설교시간을 이용하여 특정 정치집단을 비난하거나 현 여당인 한나라당에 노골적인 지지를 표함으로써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이 블로그에서도 개신교를 비하하는 표현인 '개독교'를 통해서라도 이런 개신교계의 정치 간섭 문제를 막아야 한다는 개요의 글 을 쓴 적이 있다.
최근 1000명이 넘는 천주교 사제들이 이명박 행정부의 주요 사업인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 했고, 이어 주교회의에서 천주교의 공식 입장임을 전제하고 4대강 사업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 일견 이 문제는, 그 정치적 지향이 정반대라는 점을 제외한다면, 개신교의 정치 간섭 문제와 크게 다를 바가 없어 보인다. 물론 현 행정부를 탐탁찮게 여기는 이 블로그에서야 개신교의 정치 간섭은 막고 싶은 반면 천주교의 이번 입장은 진심으로 지지하고 싶어지지만, 이 성명이 종교의 정치 간섭으로 보여 우려된다는 동아일보의 칼럼 에 대해 마땅히 할 말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맥락을 고려하지 않을 수가 없다. 천주교는, 그중에서도 특히 '정의구현사제단'이라 불리는 젊은 사제들의 모임은 70~80년대 민주주의가 부정당하던 박정희/전두환 독재시대에 등불과도 같은 존재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명동성당이 민주화의 성지 중 한 곳으로 일컬어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시민의 권리가 무시당하던 그 시대에 그곳은 시민들을 지키는 성채같은 곳이었다고 한다.
실제로도 최근 천주교가 정치적인 발언을 내놓은 사례를 살펴보면,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 내부고발을 보호하거나, 이명박 행정부의 4대강 사업에 반대의견을 내놓는 등 당대의 권력에 정면으로 반(反)하는 모양새였음을 알 수가 있다. 촛불집회를 반대하거나 한나라당에 대한 노골적인 지지 의사를 표하는 등 오히려 권력에 야합하는 행태를 취한 개신교계의 정치 간섭과는 다소 차별화되는 데가 있다. '한나라당'이라는 집단의 사회적 함의도 고려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동아일보 민병선 기자는 이렇게 얘기했다 . "천주교단은 민주화 과정에서 큰 역할을 했다. ...(중략)... 그러나 국민의 정치의식은 그때와 달라졌다." 한국 정치에 미친 천주교단의 긍정적 영향력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민주화가 진전되고 정치의식이 발전한 오늘날에는 천주교단의 정치적 역할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말 한국 사회가 토론과 끝없는 대화, 관용으로 가장 '좋은', 즉 가장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 결론을 내고 있는 것일까? 현 행정부는 정말 민주주의적일까? 행정부의 권력, 입법부의 권력, 검찰의 권력, 지방 토호들의 권력, 이런 것들은 독재주의 시대, 유신 시대의 향취를 완전히 벗어버렸을까? 많은 사람들이 아무래도 고개를 가로저을 것이다.
결국 동아일보 민병선 기자의 지적을 거꾸로 해석할 수도 있다. 과거 민주화 과정에서 큰 역할을 했던 천주교단이 여전히 그때처럼 목소리를 내고, 또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어떤 종교를 가졌는지에 관계없이 천주교단의 목소리에 동감하고 호응할 정도로, 대한민국의 정치가 다시 후퇴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고. 물론 궁극적으로는 동아일보 민병선 기자와 마찬가지로 이 별 볼일 없는 블로거도 천주교단이 더이상 정치적 목소리를 내지 않게 되었으면 좋겠다. 민병선 기자가 얘기하는 것처럼 정말로 천주교단이 목소리를 낼 필요가 없을 정도로 세상이 바뀌었으면 좋겠다.



기독교와 천주교의 차이는... 천주교는 아예 천주교의 공식 입장이라고 뜻을 모은 반면에... 기독교에서는 적어도 일부 목사들의 탈선과 같이 취급한다는 거 아닐까요? 진정한 용자는 누구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