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청와대 사치' 문제가 뜨거웠다. (관련기사 디벼보기) 개중에는 청와대에서 1000만원짜리 '소형 컴퓨터'를 구입했다는 얘기도 있었는데, 수많은 사람들이 이것을 청와대의 '사치'로 규정하고 비난했다. 하지만 뭔가 이상하다. 아무리 그래도 1000만원짜리 컴퓨터라니. 혹시, 이 '소형 컴퓨터'란 용어가 오래 전 업계에서 쓰이던 미니 컴퓨터(Mini Computer)란 용어의 거친 번역어가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었다. 귀찮아서 확인은 안 해봤는데, 청와대가 정식으로 이 '소형 컴퓨터'가 '서버'였다고 해명한 모양이다. 뭐 비스무레하게는 맞춘 셈이다.

또 어떤 사람은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의 공관 물품 구입비와 이명박 대통령의 청와대 물품 구입비를 비교하며 이명박 대통령이 '사치'를 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요상한 근거다.

이랬거나 저랬거나, 사실 이 문제가 진짜 심각한 문제였다 한들, 이명박 정권을 탓하기도 참 뭐하다. 대통령이란 자리가 할 일이 워낙 많으니만큼, 이명박 대통령이 청와대 물품 구입까지 전부 승인을 할 것 같진 않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그런 문제까지 신경쓴다면 그거야말로 이 나라가 막장이란 증거일 듯.

메타블로그, 블로거뉴스, 뭐 이렇고 저런 여러 블로그 서비스들 덕분에 어느덧 블로그도 '속보 경쟁'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그런데 뭐 기자가 아니고서야 하루종일 보도할 만한 '껀'을 찾아다니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고, 그러다보니 블로거들은 자신의 의견, 칼럼을 속보처럼 쏟아낸다. 어느 블로그에서 '이게 여차저차해서 이렇다더라'는 얘기가 나오면, 사람들은 거기에 대해 분노를 표시하기도 하고, 기쁨을 표시하기도 하며 대량의 글을 쏟아낸다.

그것이 잘못이라는 얘기는 아니다. 하지만 조금만 더 '무게'를 싣는다면 어떨까 하는 바람은 있다. "소형 컴퓨터가 천만원"이라고 하면 그게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개인용 컴퓨터(PC)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 번쯤 해 볼 수 있지 않은가? 누군가 노무현 대통령 시절의 공관 물품 구입비와 이명박 대통령의 청와대 물품 구입비를 비교한다면, 비교의 대상이 틀린 것 아닐까 하는 의심을 해 볼 수 있지 않은가?

어떤 사건, 어떤 장면을 보는 순간 우리는 어떤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그것을 가지고 토론하고, 더 많은 자료를 찾고, 사색함으로써 우리는 그 사건에 대한 나의 생각을 가지게 된다. 내가 자판을 두드려 쓰고 있는 것은 느낌일까, 생각일까. 블로그에 느낌을 기록한다고 해서 그게 생각을 기록하는 것보다 열등하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단편적인 느낌을 기록하면서 이것이 자신의 생각이라고 믿어버린다면, 여러모로 자아에 해가 될 것 같다.

1줄 요약 : 근데 이런 소리 해 봤자 어차피 이명박 대통령님은 사상 최악의 혐짤


2008/12/05 17:06 2008/12/05 17:06

http://yeinz.kr/blog/trackback/458 (주소를 클릭하면 클립보드로 복사됩니다.)

[로그인][오픈아이디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