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노래 - 말로, 에픽하이, 빅뱅, 2NE1, 슈주, 손담비
음악/이달의 노래 | 2009/04/17 17:42
말로
Devil May Care
기타는 목소리를 채찍질한다. 저 유명한 말로의 스캣 싱잉마저도 이 기타 연주 위에서는 팽팽한 긴장감을 놓지 못한다. 현란한 기타소리가 피운 불꽃 위에서 목소리가 단 한 순간도 쉬지 못하고 정열적으로 춤을 춘다. 전작의 <놀이터>도 그렇지만, 이 노래의 스캣은 청자로 하여금 시간의 변화를 쉬이 느끼지 못하게 만든다. 쉴새없이 움직이는 그 춤의 노선을 청자의 귀 또한 그대로 따라가고 있기에. 나의 심장 또한 그 기타의 불꽃 위에서 춤추고 있기에.
Epik High feat. MYK
Map The Soul
말도 많고 탈도 많은 <FLY> 이후 에픽하이에 대한 평가는 양분되었다. 트렌드만 추구하는 팝 스타, 또는 힙합에 '가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알고 있는 힙합퍼. 어느 평가가 정당한 것인지는 판단하지 않으련다. 나는 Lesson 연작도 좋아하고 FLY도 좋아한다. 그럴 수 있는 까닭은, <FLY>와 <Lesson>이 전혀 다른 노래이기 때문이다. 전혀 다른 매력의 노래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Fan>과 <One>은? 그리고, <Map The Soul>은? 그들의 고뇌는 물론이거니와 음악적 역량 또한 과거보다 결코 못해지지 않았을진데, 왜 나는 이들로부터 감동을 느낄 수 없게 되어버린 것일까. 교과서가 되기에는 어딘가 모자란데, 이미 정형화되어버린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 음, 힙합에 대해서 x도 모르는 일개 청자가 이런 소리를 하면 고학력 엘리트 힙합퍼로부터 한 소리 듣게 될지도.
빅뱅, 2NE1
Lollipop
<하루하루>와 <붉은 노을>을 혹평하긴 했지만 빅뱅은 좋은 가수다. 기획사의 지원이 없더라도 자생할 수 있을 것 같다. T.O.P.나 태양이 외모나 춤과 같은 아이돌의 '외형'을 가지고 왔다면 G-드래곤은 아이돌의 '핵'을 손에 쥐고 있다. '트렌드'. 이 광고음악에 무슨 찬사를 보내는 건 웃기는 짓이겠지만, 어디서 들어본 느낌을 다들 받으시겠지만, - 욕을 할 수는 없다. 이 노래는 트렌드다. 그것도 일개 꼬맹이 아이돌 가수들이 만들어낸 것이란 말이다. '여자빅뱅'을 위한 선봉대로서 이 노래는 충분히 그 몫을 해냈다. 잘 만들어냈다.
슈퍼주니어
Sorry, Sorry
요즘 우리나라 대중음악의 수준은 과거에 비해 무척 높아졌다. 영미권 대중음악의 작법을 상당 수준까지 따라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문제는, 정말 따라가고만 있다는 것이다. 우리 대중음악만의 독특한 '소스'가 아직 그 위에 뿌려지질 못했다. 그래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모방에 모방을 거듭함으로써 그 수준에 근접할 수 있다면, 그 토양 위에서 창조도 이루어질 터이니. 하지만 <Sorry, Sorry>는 너무 노골적이다. 이 노래는 아무리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리려 해도 Rihanna의 <Disturbia>를 자꾸 떠오르게 만든다. 유영진 씨가 sm의 메인 작곡가 중 한 사람인 까닭을 이해할 수가 없다. 당장 <Gee> 같은 노래를 받아올 수도 있는데 왜? 곡 값이 싼가?
손담비
토요일 밤에
일찍이 <Bad Boy>를 부르는 손담비를 보고 그 재능을 알아본 예인이 말하기를, "당장 손담비에게 치마를 입히라" 하였다. 이에 손담비가 <미쳤어>를 부르며 치마를 입으니 그 인기가 무대를 덮고도 남음이 있었다. 아아 희재라, 이에 손담비가 <토요일 밤에>에서는 핫팬츠를 입으니, 이는 그 핫팬츠만으로도 명곡의 반열에 올랐다......
는 훼이크고, 정말 '노래공장' 용감한 형제의 생산력에 다시 한 번 혀를 내두르게 만드는 노래다. 노래가 좋냐고 물어보면 쉽게 대답 못 할 것 같다. 그래서 안 좋은 거냐고 묻는다면 그때도 쉽게 대답 못 할 것 같다. 그러나 이거 하나는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우리나라 대중가요답지 않게, 좋은 음질의 소스를 좋은 스피커로 들어야 제 맛을 느낄 수 있는 노래다. 용감한 형제는 그런 노래를 참 많이도 찍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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