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너오는 글인 이통사 무선인터넷에 미래가 없다에 이런 댓글이 달렸다.

이 기사를 쓴분은 도데체 얼마짜리 무제한 요금제가 타당하다고 하는거지요??
10만원 이상 사용할 경우 통화료에 대한 최대요금은 현 데이터세이프요금제의 2만6천원을 초과하지 않을 꺼구요.. 그럼 된거 아닌가요?? 프리존안에 얼마나 많은 컨텐츠가 들어있는지 알기나 하시나요?? 그럼 소비자들에게 다 공짜로 제공해야 하나요??
엄연히 무선인터넷도 사업이고 이에 대한 적절한 수익성 보장이 되어야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거 아닐까요?? 프리존에 정말 다양한 컨텐츠가 많이 들어있고 그정도 가격이면 참 적절하단 생각이 드네요

사실 SKT고 KT고, 이통사 무선인터넷에 미래가 없는 까닭은 그 비싼 요금제 때문만은 아니다. 사실 SKT의 데이터존 프리 요금제도 그렇고 KT의 쇼 완전자유 요금제도 그렇고, 외국 이통사의 경우에 비해서야 황당하게 비싼 요금제긴 하지만 나름대로 대안은 있다. 오히려 더 큰 문제는 그들이 무선인터넷을 자꾸 네이트나 쇼 따위의 사이트에 가둔다는 것이다. 프리니 자유니 하지만 실제로 사용자는 SKT와 KT가 쳐놓은 울타리 안에서만 자유롭다.

SKT의 데이터존 프리 요금제는 '프리존'이라는 영역 안에서만 자유롭게 컨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 (단, 이 프로모션은 10월까지만 적용되며, 이후로는 수십MB 수준에서만 이용할 수 있다.) KT의 쇼 완전자유 요금제 역시 '데이터완전자유존'에서만 컨텐츠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물론 어디까지가 '프리존'이고 어디까지가 '데이터완전자유존'인지는 통신사가 결정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만화도 있을테고, 뉴스나 영화도 있을 것이고, 증시 소식과 벨소리, 몇 가지 포털 사이트(컴퓨터로 보는 것과는 조금 다른 모습이겠지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통신사가 아무리 폭넓고 다양한 컨텐츠를 제공한다 해도,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인터넷'의 방대함에는 도저히 미치지 못한다. 그리고 또한 그 '인터넷'이 주는 친숙함과 자유로움에도 도저히 따를 수가 없다. 여기에 한 사람의 의사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네이버에서 의학 정보를 검색해 본다. 참고할 만한 문서를 찾지 못하자, 좀 더 신뢰성있는 정보를 알고 싶어 구글 학술 검색으로 넘어가 논문을 찾아본다. 쓸만한 논문을 찾게 되자, 논문을 내려받아 내 메일로 보낸다. 일을 끝낸 뒤 이제 뭘 할까 하다가 디씨인사이드에 들어간다. 시간을 죽이며 돌아다니다가 재미있는 사진을 발견한다. 친구들에게 이것 좀 보라며 보내준다. ...... 이것은 인터넷을 활용하는 아주 평범한 방법이다. 아주 친숙하고 또 유용하다.

그런데 이런 평범하고 친숙한 방식을 '프리존'이나 '데이터완전자유존'은 제공하지 못한다. 스마트폰의 풀브라우징 서비스나 LGT의 오즈(oz)가 데스크톱과 노트북으로 즐기던 인터넷의 확장판이라면, '프리존'이나 '데이터완전자유존'은 전혀 새로운 서비스로 봐야 옳다. 차라리 이건 예전에 즐기던 'PC 통신' 같은 개념의 서비스다. 하지만 '프리존'도 '데이터완전자유존'도, 심지어 '네이트'도 '쇼'도 새로운 고객을 유치할만한 강력한 '유인'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벨소리나 컬러링은 안 써도 그만이다. 만화가 보고 싶으면 집에 가서 인터넷으로 웹툰이나 보면 그만이다. 휴대폰으로 굳이 영화를 다운받아 볼 사람은 별로 없다. 쿡 tv니 하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게 훨씬 간편하고 유용하다. 뉴스야 출근 후 컴퓨터로 보면 된다. 짧은 출근시간동안 세상에 무슨 일이 새로 일어났을까 전전긍긍해 휴대전화의 작은 화면을 굳이 들여다볼 사람도 별로 없다.

물론 인터넷이라고 해서 질적으로 더 우월한 컨텐츠를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인터넷에는 진정한 '자유'가 있다. 그리고 늘상 사용해오던 바로 그 방식이라는 친숙함이 있다. 생각해보라. 인터넷을 놔두고 요즘 세상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나우누리'를 하고 '천리안'을 즐기기를 원하겠는가. 설령 그 요금이 1/3 수준이라고 해도. 스마트폰의 풀브라우징 서비스나 LGT의 '오즈' 서비스처럼 어디서나 자유롭게 인터넷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은 매력적인 일이지만, '네이트'나 '쇼'처럼 어디서나 자유롭게 PC통신을 즐길 수 있다는 건 별로 매력적으로 들리지 않는다.

또 한 가지, 이러한 요금제는 이통사보다 컨텐츠 제공자들의 희생을 담보로 하고 있다. 한국의 대기업-중소기업 관계가 늘상 그랬듯 상생(相生)의 룰이 보이질 않는다. 컨텐츠를 정액제로 제공하는 것은 좋은 모델이 아니다. 물론 디지털 컨텐츠의 경우에는 상황에 따라서 소비자의 후생과 생산자의 이익이 최대화되는 모델이 될 수도 있으나,  이는 정액제에 참여하는 소비자의 수가 아주 많을 경우에만 가능한 것이다. '네이트'나 '쇼'를 아주 많은 소비자가 이용할 것으로 생각되진 않는다. 또한 이미 음악 음원 시장의 경우에서 드러났듯이, 이통사가 컨텐츠를 만든 사람들에게 충분한 수익을 보장할 것으로 생각하기도 어렵다.

그리하여 결국 한국 무선인터넷 시장은 그 성장의 동력을 잃었다. 모바일 컨텐츠 시장 규모는 성장하기는 커녕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이통사는 나름 그 해법을 찾고 있다. 비싼 요금제, 소비자가 쉽게 진입하기 힘든 높은 울타리, 닫힌 서비스, 질 높은 컨텐츠를 유치할 유인 부족, 무엇보다 소비자의 자유를 제약한다는 것. 이 수많은 문제들을 전부 혁파할 의지가 이통사에게 있느냐가 문제겠지만. 아마 안 될 것이다.


2009/07/14 10:17 2009/07/14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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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에리키오 2009/07/14 14:52 | PERMALINK | 고치기 | 답하기 |

    조금만 더 기다려보세요. 말씀하신 일상을 풀 브라우저로, 적절(?)한 요금제로 free 하게 쓸 날이 곧 올거에요. 지금 모 이통사에서 풀 브라우저 서비스를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것을 준비하고 있다고 하네요.

  2. 익명 2009/07/14 15:53 | PERMALINK | 고치기 | 답하기 |

    단순 가격이 아니라 에코시스템을 만드려는 의지가 중요한데 그걸 전혀 모르는것 같아요. "플랫폼" 이란 개념이 없음.

  3. 비밀방문자 2009/07/15 10:36 | PERMALINK | 고치기 |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4. 로이  2009/07/15 01:28 | PERMALINK | 고치기 | 답하기 |

    ㅋㅋㅋ 태그달기 귀찮아..
    충분한 수익이라. 허허 대체 핸드폰으로 통신을 하는게 뭐가 돈이 많이 든다고
    비싸게 받아 쳐먹는지 알수가 없는데 말이지.
    다른 건 문제가 아니라 얘들이 너무 돈 벌려는데 욕심만 있으니까 문제가 이렇게 되는 거임.
    적어도 기업이 추구해야하는 적정 수익이 있는 거고. 그에 따라서 적정한 가격도 있는 건데.
    마구잡이로 가격 올리고 싫음 쓰지 말든가 요런 식이니까.
    애초에 이해할 수 없는 서비스만 나오는 게지.
    헌데 우리는 보통 비싸도 잘 쓰잖아? 그러니까 우린 아마 안될거야.

  5. lakie 2009/07/15 11:39 | PERMALINK | 고치기 | 답하기 |

    우여곡절로 LGT로 옮겼다가 얼결에 OZ 사용중인데. 현 상황에서는 다른 통신사로 도저히 다시 가고 싶지 않아지는 중입니다. 아직 안되는것들도 많지만 대체적으로 참 편해요. 이번에 제휴 서비스로 요금을 거의 돌려주다시피하는 새 요금제가 나온다니 관심 두는 중입니다. SKT는 언제 반성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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