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기운 때문에 머리가 핑 돈다. 유영하는 듯한 묘한 기분에 취해 있는데, 어디선가 누군가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들린다. 금새 사람들의 반응이 뒤따른다. 슬퍼하는 사람들도 있고, 고인에게 저주를 퍼붓는 개들도 있다.

한편 SK 텔레콤은 '모기퇴치기'를 다운받으라는 스팸문자를 보내오고, 수없이 많은 요통 환자들이 침을 맞겠다고 진료실을 찾아온다. 그의 죽음은 관심도 없던 사람들이 그의 정치적 업적에 대해 시덥잖은 수다를 나눌 수 있는 좋은 소재가 되었다. 커피 한 잔에 올려지는 가벼운 죽음이, 이윽고 땅에 발을 디디고 서 있기 어렵게 한다.

2009년 08월 18일, 13시 43분. 민주화 운동의 상징이었고, 인권을 얘기하는 투쟁가였으며, 군화가 짓밟은 어떤 땅이 유일하게 기댄 거목이었다. 한국의 단 한 명뿐인 노벨상 수상자였다. 좌빨에 전라도 운운하는 저주와 증오가 가득찬 대한민국에서, 그 저주와 증오를 그 한 몸에 받고도 대통령이 된 - 단 한 사람이었다.


2009/08/18 14:24 2009/08/18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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