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으로 386들은 매우 혁명적인 역할을 담당해 왔다. 386은 자신이 지배를 확립한 곳에서는 어디서나 봉건과 독재, 산업화의 앙시앙 레짐(구체제)을 종식시켜 왔다. 386은 인간을 '자본에 의한 상하관계'에 묶어 놓는 잡다한 세속적 자본주의의 끈을 가차없이 끊어버렸으며, 그 외의 모든 경제학적 논의를 미국 제국의 악의, 프롤레타리아트의 '계급 투쟁'을 촉발시킬 유인으로 만들어 놓았다. 또한, 가장 신성한 개인주의의 환희, 자본주의의 환희, 민주주의의 환희를 부르주아지의 타도라는 얼음같이 차디찬 물 속에 빠뜨려버렸다. 또 개인의 존엄성을 구체제 타도의 미명 하에 용해시켜버렸으며, 결코 무효화될 수 없이 공인된 무수한 자유 대신 최후의 궁극적 자유를 위한 통제와 선동이라는 단 하나의 파렴치한 부자유를 세워 놓았다. 한 마디로, 386은 앙시앙 레짐에 의한 착취를 타도하고자 개인의 모든 사상과 자유로운 의견을 착취한 것이다. 386은 지금까지 존경과 경건한 경외심으로 받들어졌던 모든 직업으로부터 그 후광을 걷어냈다. 의사, 법률가, 성직자, 시인, 과학자를 쁘띠부르주아 또는 앙시앙 레짐의 일부로 전환시켜버린 것이다. 386은 가족으로부터 그 감정의 장막을 찢어내고 가족관계마저 계급 투쟁과 세대 갈등의 본산으로 만들었다.

이 단계에서 20대는 아직 전국에 흩어져 있고 자기들 간의 상호경쟁으로 분열되어 있는 지리멸렬한 대중에 머물러 있다. 설사 그들이 모여 보다 긴밀한 결합체를 이룬다 해도 그것은 아직 그들 자신이 연합한 결과가 아니라 386이 연합한 결과이다. 386들은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모든 20대를 동원하고 싶어하며, 게다가 당분간은 동원되지 않는 20대를 병신으로 몰아세울 수 있는 힘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이 단계에서 20대는 자신의 적과 싸우는 것이 아니라 적의 적, 즉 앙시앙 레짐의 잔재인 이명박과 싸우는 것이다. 이리하여 전체 역사적 운동은 386의 수중에 집중된다. 그렇게 얻어진 승리는 모두 386을 위한 승리인 것이다. 그러나 대학 교육이 발전하면서 20대는 숫자가 증가할 뿐 아니라 보다 큰 무리로 집중되어 힘이 더욱 성장하며, 그 힘을 더욱 자각하게 된다. 기계가 노동의 모든 차이들을 소멸시키고 거의 모든 곳에서 임금을 동일하게 낮은 수준으로 감축시키는 것과 비례하여 20대 신규 노동자의 다양한 이해관계와 생활조건은 더욱 더 평준화된다. 386 간의 경쟁이 격화되고 그 결과 민주당이니 민주노동당이니 진보신당이니 하는 것들이 갈라지면서 20대의 처우는 갈수록 얄팍해지게 된다. 앙시앙 레짐과 386 정규직들의 싸움이 치열해지면서 그 싸움에 참여하지 못한 20대의 생활은 갈수록 불안정해진다. 따라서 개별 386과 개별 20대 간의 충돌은 갈수록 두 계급간의 충돌이라는 성격을 띠게 된다. 그 결과 20대들은 386에 남근의 껍데기나 벗기라는 욕설을 퍼붓고, 이명박이나 386이나 자기 이익 앞에서는 그 놈이 그 놈이라는 깨달음을 얻으며, 386이 그동안 만든 모든 단체에 대한 회의를 가지게 된다. 싸움이 일어나 손해를 보더라도 그 구악을 답습하지는 않는다. 때때로 20대는 승리하기도 하지만 그것은 잠시일 뿐이다. 싸움의 실제적 결실은 직접적인 결과에 있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느끼는 구체제와 386 전부에 대한 회의에 있다.

요컨대 20대는 모든 곳에 존재하는 기존의 사회, 정치적 질서를 반대한다. 20대는 현존하는 그 모든 질서 속에서는 386의 비중에 관계없이 20대가 설 곳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마지막으로 20대는 어디서나 이기주의를 넘어선 온전한 개인주의의 창달에 노력한다. 20대는 386과는 달리 자신의 견해와 목적, 곧 '나 자신을 위한 이익 창출'을 감추는 것을 경멸한다. 20대는 자신의 목적이 이명박은 물론 감언이설로 20대를 꼬드기는 386과도 아무 관계없다는 것을 공공연히 선포한다. 모든 386은 엿이나 먹어라. 20대가 386에게 동원당함으로써 얻을 것은 쇠사슬밖에 없으며 잃을 것은 온 세상이다.


2009/09/28 21:03 2009/09/28 21:03

http://yeinz.kr/blog/trackback/558 (주소를 클릭하면 클립보드로 복사됩니다.)

  1. 물결의 생각 waterscale's me2DAY 에서 트랙백 | 2009/09/29 00:09 | 지우기 |

    no way out for the twenties.They cannot be united, neither destruct current society's rules. They only complains and blames other parties. That's all.

  1. 키다링 2009/09/28 22:30 | PERMALINK | 고치기 | 답하기 |

    뿌잉뿌잉~
    높으신 분들은 뭘 모른다니까요!

  2. 띵까 2009/09/29 08:13 | PERMALINK | 고치기 | 답하기 |

    현재 386은 이미 40대죠.
    20대 병신론도 뭐 그리 틀린 얘긴 아니라고 봅니다만, 이런글도 그닥...
    근데... 386과 20대가 대립하니, 30대는 갈 곳이 없군요.. -_-a

    근데 이 글, 본인이 쓰신 글인가요? 박스칠 해놓은게 어디서 퍼온 글 같기도 하고...
    예인님이 평소 쓰던 글과는 다른 것도 같고...

  3. 예인 2009/09/29 22:11 | PERMALINK | 고치기 | 답하기 |

    뿌잉뿌잉~ 부분은 써놓고 나니 영 민망해서 지웠는데, '20대 병신론 트릴로지'의 최종장을 통해 좀 더 풀어 써 볼 생각입니다. 그래봤자 20대 병신론이 가진 블랙코메디로서의 정체성은 지켜나갈 듯 하다능. 뿌잉뿌잉~

    이 글은 저 유명한 '공산당 선언'의 패러디입니다. 치사하게 제일 유명한 두 구절인 '~~유령이 배회하고 있다'랑 '프롤레타리아트여 단결하라' 부분은 빼놓고 패러디했씁죠. 사실 20대에게 "정치에 무관심하다"고 짐짓 훈수를 두면서 정작 정치에 대한 공부엔 소홀한 구세대들을 놀리려는 의미에서 패러디를 한 거였는데요. 써놓고 생각해보니 구세대 중에서도 꼴통일수록 '공산당 선언'을 읽어봤을 확률이 높을 것 같기도 하고, '공산당 선언'을 읽었느냐 안 읽었느냐가 그 사람의 진정성을 판단하는 기준은 될 수 없는 일인데 괜한 짓을 했구나 싶어서 저 부분만 저렇게 달랑 남아버렸습니다. 흙흙

[로그인][오픈아이디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