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에서는 최근 하루에만 16명이 숨지는 등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189명이 사망하고 100만명 이상이 감염된 상태다.

위 인용문은 연합뉴스의 기사 중 일부. 최근 우크라이나에서 발생했다는 '변종 플루'가 사람들을 또 공포에 떨게 만들고 있다는 소식인데, 사실 이 부분만 보면 왜 이게 그렇게까지 공포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100만명 이상 감염에 189명이 사망했으면 치사율이 0.02% 이하다. 언제부터 퍼지기 시작해서 100만명이 감염된 건지는 모르겠지만, (놀랍게도 내가 찾아본 그 어떤 기사도 '변종 플루가 언제 발견되었는가'를 언급하지 않고 있다) 변종 플루 출현이 사실이며 그 전염성이 정말 엄청나게 강하더라도 군중면역이 형성되기까지 수천 명 이하가 사망하는 수준일텐데 '무시무시한 변종 플루'라고 표현하기에는 어려워 보인다. 물론 수천 명이 죽을 거라고 해 놓고 어떻게 별 일이 아니냐고 묻는 사람도 있겠지만, 원래 독감에 의한 합병증으로 매년 그 정도 사람이 죽는다. 다만 온 언론사가 한 마음이 되어 '사망자 실황 중계'를 하지 않을 뿐이다.

신종 플루도 마찬가지다. 한국에서 현재까지 신종 플루로 인한 사망자는 6~70명 수준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많은 편이 아님은 물론이고 엄청나게 적은 것이다. 예를 들어 신종 플루 때문에 공포에 떠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이 비호지킨림프종으로 사망할 것이라고 걱정하지는 않겠지만, 사실 이 이름조차 생소할 비호지킨림프종이란 병으로 사망하는 사람은 2007년 기준 1263명에 달했고 그중 90명 이상은 20대와 30대였다. 매년 자살로 죽는 사람은 만 명이 넘고 살해당하는 사람도 육칠백명에 이른다. 단순하게 생각하자면, 적어도 현 시점에서 신종 플루는 비호지킨림프종보다도 걱정할 필요가 없는 병이란 얘기다. - 물론 이건 정말 단순한 생각이고, 환절기와 겨울이 찾아오면서 신종 플루 사망자가 급격히 늘 것이 예상되지만, 이미 일선 학교에서는 신종 플루 예방접종이 시작되었고 수 개월 내에 군중면역 형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도 의료계도 손을 놓고 있진 않다.

게다가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신종 플루', 즉 플루 H1N1과 우크라이나의 플루가 별개의 질병이라는 주장에는 근거가 없으며 우크라이나의 상황이 다른 나라에 비해 특별히 심각한 것도 아니라는 WHO의 공식 발표도 있었거니와(관련 링크 1, 2) 기사의 출처라는 '외신'은 썬데이서울 급의 황색언론으로 유명한 데일리 익스프레스. 이럴수가. 시쳇말로 'B급 찌라시'의 보도를 무려 외신 보도로 격상시켜 인용 보도하다니, 우리나라 언론의 수준이 이렇게까지 낮아졌단 말인가.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에 힘을 실어줄 생각은 추호도 없고, 사이버 모욕죈가 뭔가 하는 법안에도 당연히 반대하지만 신종 플루보다 더 무서운 게 정보 전염병이라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된다. 다음 아고라 등지에 올라오고 온 인터넷에 퍼지는 - '호흡기내과 전문의입니다' 따위의 문장으로 시작되는 신빙성 제로의 글들도, (다음 아고라에 자기가 의사니, 대학생이니, 공무원이니 하며 직업을 서두에 드러내놓고 글을 쓰는 사람들 중 정말 그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은 높게 쳐 봐야 10%가 안 될 것이다) 자칭 기자라는 사람들이 정신줄 놓고 쓰는 기사들도 모두 그 정보 전염병의 일부일 것이다.


2009/11/18 08:47 2009/11/18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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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변종플루, 우크라이나에서 출현했다???? 턱시도 에서 트랙백 | 2009/11/18 17:42 | 지우기 |

    우크라이나에서 발생됐다고 주장된 변종플루에 대해 세계보건기구 WHO는 변종플루가 나타났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그러나 우크라이나에서 다양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조합에 의해 변종 바이러스가 탄생할 가능성을 부인하지는 않고 있다. 현재 우크라이나에는 계절성 인플루엔자 2종류와 캘리포니아 플루가 동시에 발생해 바이러스 간 혼합이 불가피한 상황이기 때문DL다. 우크라이나의 신종플루 감염자들로부터 채취한 34개 가검물 샘플을..

  2. kz의 생각 keizie's me2DAY 에서 트랙백 | 2009/11/28 23:42 | 지우기 |

    무시무시한 변종플루에 대처하는 대강의 자세 via 예인

  1. http://openid.daum.net/sanxiyn  2009/11/19 01:35 | PERMALINK | 고치기 | 답하기 |

    데일리 익스프레스야 찌라시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링크하신 2009년 11월 13일자 WHO 발표에 "Because of a sharp rise in pandemic influenza cases one week ago in Ukraine, the Ministry of Health requested assistance from WHO European Regional Office to evaluate and respond"라고 한 걸 보면 우크라이나 정부 차원에서 SOS를 친 모양인데 (그리고 13일에 "one week ago"라고 했으니 발견 시점은 6일 경이 되겠네요) 웃을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리고 숫자를 그대로 믿는다면 1주일만에 100만명인데 대단하지요.

    http://www.nytimes.com/2009/11/14/world ··· flu.html 기사를 보면 뉴욕 타임즈에서는 265명 사망이라고 했는데 통계에 난맥상이 있는 것인지 사망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 것인지 출처가 다른 것인지 궁금하네요.

  2. http://openid.daum.net/sanxiyn  2009/11/19 02:05 | PERMALINK | 고치기 | 답하기 |

    http://www.moz.gov.ua/ua/main/press/?docID=14110 우크라이나 정부 집계로는 (구글 번역으로 보세요) 17일 현재 328명 사망이네요. 10월 29일부터 누계를 하는 걸로 봐서 그때가 발생 시점인가봅니다.

    그리고 입원이 8만명이 넘습니다. 미국의 경우 http://cdc.gov/flu/weekly/ CDC 집계로는 9월-11월 입원자 중 사망률이 4%인데 우크라이나는 1%도 안됩니다. 따라서 앞으로 사망자가 증가하여 8만 * 4%면 3천명 정도는 죽는다고 추정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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