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타블로의 친형이고 교육방송 진행자이기까지 하다는 데이브(이선민) 씨란 사람이 또 한 건 터트렸다. 본인의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지난주 방영된 무한도전 방영분에 대해 "세계의 중심 뉴욕까지 가서 또라이짓을 했다"는 비난을 퍼부은 것이다. 사건의 개요와 데이브 씨가 올린 글의 원문은 다음 링크를 통해 읽어볼 수 있다. (관련 링크) 이 글은 일견 생각해 볼 문제를 던져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세계의 중심 뉴욕' 등의 표현에서 볼 수 있듯 과도한 사대주의가 깔려 있는데다, 표현이 상스럽고, 그가 엄연히 '캐나다 국민'임을 생각해 볼 때 부적절한 비판이 많이 섞여 있었다...... 사실 이건 굉장히 우호적으로 표현한 거고, 사실은 무려 교육방송 진행자가 썼다고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저질스러운 - 디씨식으로 말하자면 전형적인 병맛글이었다고 봐야 할 것 같다.

데이브 씨의 글이 좋은 글이다 나쁜 글이다 하는 논쟁은 사실 결론이 뻔한 것이라서 논할 필요가 없을 것 같고, 오히려 이 사건에서 생각해 볼 문제는 조금 다른 것이 아닌가 한다. 아무리 유명인, 또는 유명인의 관계자라 해도 싸이월드 미니홈피라는 개인적인 공간에 올린 글을 이렇게까지 문제시하는 것은 개인의 프라이버시에 대한 과도한 침해가 아니냐 하는 견해가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어떤 미디어'를 사용하는가는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그 미디어를 그 사람이 어떻게 활용하는가 하는 것이다. 하루 수 만 명이 드나드는 연예인의 싸이월드를 '개인 공간'이라고 볼 수 있을까? 많은 연예인들과 정치인들은 이미 싸이월드나 블로그를 직접 관리하지 않고 매니지먼트 사에 맡기고 있는데, 이런 싸이월드나 블로그를 정말 개인적인 공간이라고 볼 수 있을까? 싸이월드라서 개인적인 공간이고 웹사이트니까 공적인 공간이라는 식의 구분법은 지나치게 편의적이다. 도구는 도구일 뿐이고, 그 도구를 어떻게 사용하는지는 결국 사람에게 달려 있다. 사실 싸이질의 활용 가능성은 무궁무진한 것이다.

데이브 씨의 경우에는 다소 억울할 수도 있고, 개인적인 공간에 쓴 글일 뿐이라고 항변할지도 모르지만, 그 항변에 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는 대중적인 이슈에 대해 글을 썼고, 그 논조 또한 개인적인 감상을 넘어서 명백히 타인을 훈계하고자 하는 것이었다. 또한 이 글은 이미 온라인을 통해 출판(Publish)되고 불특정 다수가 읽을 수 있었다. '싸이질'이므로 무조건 개인적인 일이라는 건 오류다. 공개된 게시판에 글을 올렸더라도 개인적인 일상을 기록한 것이라면 개인적인 것이고 사생활로서 존중받을 필요가 있다. 반면 개인의 미니홈피에 글을 올렸더라도 데이브 씨가 올린 것과 같은 글은 개인적인 사생활이라고 보기 어려울 것 같다.

또 한 가지. 데이브 씨의 경우에는 그가 자신이 '유명 강사'라는, 또는 '유명 연예인의 가족'이라는 자각이 있었는지 다소 불분명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어쨌든 대부분의 유명인들, 유명인의 관계자들은 이미 자신이 싸이월드에서 뱉는 발언이 가진 사회적 파급력을 알고 있는 것 같다. (모르면 바보다.) 그들은 그 파급력을 알고 있고, 그 파급력을 이용해 싸이월드를 가장 훌륭한 PR(Public Relations)의 수단으로 적극 이용한다. 실없이 던지는 한마디 한마디가 화제가 되고 그의 유명세를 더욱 널리 퍼트린다. 그리 마음에 드는 풍조는 아니지만, 사실은 좀 혐오스럽기까지 하지만, 그들이 싸이월드에 올린 생각 한 토막, 감정 한 토막은 화재나 살인, 사고 따위와 더불어 뉴스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유명세는 그들이 가진 생각의 깊이에 관계없이 그들의 싸이질에 대단한 무게감을 부여한다. 그리고 그들과 그 매니지먼트사들은 그 무게감을 마음껏 이용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인기 가수 2pm의 박재범 씨가 탈퇴한 후 팀 동료 장우영 씨가 본인의 미니홈피에 올린 글. 수만 명의 팬이 드나들고 연예부 기자들이 눈에 불을 켜고 주시하는 미니홈피에 올린 이 글이 정말 '개인적인 글'일까?


예를 들어 장우영 씨가 미니홈피에 올린 위의 글은 개인적인 감정을 표현한 아주 개인적인 글이지만, 그 전후 배경을 따져봤을 때도 여전히 개인적인 글로 봐 줘야 하는지는 의문스럽다.

훌륭한 블로거 이승환 님도 수차례 비슷한 지적을 한 바 있는데, 이미 인터넷 세상에서는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의 구분이 상당히 모호해진 것이 아닌가 한다. (실제 세상이라고 크게 다른 것 같지는 않다.) 사실 생각해보면 공개, 공유 등을 그 철학으로 삼고 있는 인터넷 세상에선 '사적 영역'이라는 개념 자체가 무척 애매한 것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 말이다. 하지만 - 이 얘기는 또 시작하면 엉뚱한 얘기가 계속 이어질 것 같으니, 여기서 이 글은 접는 게 좋을 것 같다.


2009/11/24 11:46 2009/11/24 11:46

http://yeinz.kr/blog/trackback/573 (주소를 클릭하면 클립보드로 복사됩니다.)

  1. 민노씨의 생각 minoci's me2DAY 에서 트랙백 | 2009/12/01 15:24 | 지우기 |

    “훌륭한 블로거 이승환 님” : 예인의 글( http://yeinz.kr/blog/573 ) 중에서. “짤방계의 절대고수 이승환 동지” : 아거의 댓글 중에서 http://bit.ly/59gVM7 … 이제 이승환의 시대. : )

  2. 데이브의 선언 : 소중화에서 소미국으로 현실창조공간 에서 트랙백 | 2010/01/29 15:07 | 지우기 |

    소중화라는 개념의 태동은 중국에서 시작했다. 중국에서 조선의 문화를 높게 평가해 '소중화'라는 이름을 붙여준 것. 그리고 이는 명이 청에 의해 멸망한 후에는 조선 스스로를 높이기 위해 사용되었다. 어느 쪽이건 화이관을 담고 있으며 이는 곧 사대주의에 다름 아니다. 어쨌든 조선이 스스로를 '소중화'라 칭함에 있어 전혀 부끄러움이 없음은 두 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본다. 첫 번째는 '중국'을 넘사벽으로 인식했다는 것이다. 즉 조선은 아무리 잘 나가..

  1. 룾어 2009/11/24 18:17 | PERMALINK | 고치기 | 답하기 |

    불리할 땐 개인적 공간이었다가

    필요할 땐 대외적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곳이 싸이 아닙니까.

  2. 이승환 2009/11/24 22:28 | PERMALINK | 고치기 | 답하기 |

    ㅋㅋㅋ 내 인생에 칭찬듣는 영광도...
    진심으로 감사드리오며 담에 약이나 좀 싸게, 온 몸이 야근에 맛이 가고 있어여 -_-;;;

  3. jef (@emailer) 2009/11/26 08:49 | PERMALINK | 고치기 | 답하기 |

    SNS, 인터넷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가 없는 사람인 것 같더군요.

  4. 나그대 2009/11/26 16:53 | PERMALINK | 고치기 | 답하기 |

    이승환님. 예인님 블로그에서 이승환님 알게되서 예인님과 이승환님 블로그는 3년째 열심히 보고 있습니다.
    훌륭한 블로거 맞지요^^
    밖에서 휴게실 같은 곳에서 컴퓨터할 때 가끔 눈 뜨이게해주는 짤방은 당혹스럽게하긴 하지만(장소때문에 피곤할 때 보면 눈이 커집니다요 ㅋㅋㅋ
    당혹스러운 것일 뿐 난 남자다!)
    훌륭한 블로거 맞습니다^^

  5. 예인 2009/11/28 16:31 | PERMALINK | 고치기 | 답하기 |

    리플이 어느새 이승환 님은 훌륭한 블로거인가 아닌가에 대한 논의의 장이......
    제가 희대의 된장남 한의사 겸 블로거가 맞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승환 님도 훌륭한 블로거가 맞지 말입니다.

    어쨌든 싸이나 블로그를 '신세계'처럼 포장하는게 오히려 작금의(?) 세태를 불러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싸이든 블로그든 트위터든 결국 쓰는 사람 나름인 것인데......

  6. 나그대 2009/11/29 23:23 | PERMALINK | 고치기 | 답하기 |

    ^^ 사실 유유상종이고 부창부수인지라 예인님과 이승환님의 주변 분들의 블로그들도 참 좋습니다만
    예인님께서 저와 한살차이 빠른 년생 적용하면 두살 차이 이승환님도 5살내외로 알고 있습니다.
    어렴풋이 느끼고 있던 것들을 이승환님과 예인님의 글들을 통해 명확하게 정립하는 편이라
    늘 고맙게 글을 읽지요...
    예인님의 글은 깔끔하면서도 읽기가 쉽고 이승환님의 글은 군더더기마저 해학적이라 중독성이 있지요.ㅎㅎㅎ 두 분 다 훌륭한 블로거임이 틀림이 없습니다.

    예인님의 말씀따라 자극적으로 대중을 길들이려는 것들 때문에 작금의(?) 세태를 부른 것만 같습니다.
    이 부분은 두 분 다 잘 아실 문제고 , (특히 이승환님이 이부분을 많이 다루시더군요.)

  7. Hwan 2009/11/30 16:16 | PERMALINK | 고치기 | 답하기 |

    이렇게 말해주고 싶군요. '그럼 1촌 공개 하던가...'

  8. 테츠 2009/11/30 16:25 | PERMALINK | 고치기 | 답하기 |

    "훌륭한 블로거" 아놔...왜 이리...웃기지....아 놔....

  9. 2010/01/08 01:15 | PERMALINK | 고치기 | 답하기 |

    공개적으로 쓴이상..(싸이에는 몇몇 글에대해서는 비밀글 그리고 몇몇 지인에게만 공개하는

    글등 공개의 수위를 바꿀수 있습니다.)

    이미 공공의 글이겠죠.

    아니라고 항변하고 싶다면, 애시당초 공개수준을 '누구나 볼수 있는' 수준으로 했으면

    안됩니다. 이건뭐 말도 안되는 항변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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