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 아이돌 엔싱크 출신의 저스틴 팀버레이크(Justin Timberlake). 사실 이런 태생적인 한계 때문이라도 그는 그리 인정받는 가수가 아니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는 “음악가로 거듭나겠다”는 엉뚱한 선언을 하지도 않았고, 뜬금없이 팝을 버리고 솔이나 재즈같은 소위 ‘우아한’ 장르로 옮겨가지도 않았다. 그는 그냥 ‘좀 괜찮은 노래를 하는’ 팝 아이돌의 자리를 지켰다.
그러던 와중에 혁명이 터졌다. <FUTURESEX/LOVESOUNDS>. 전작 <Justified>에서 일종의 가능성을 보여준 그는 이 한 장의 팝 앨범으로 평론가들의 찬사를 독차지하는 데 성공했다. 첫 싱글 <Sexyback>은 뽕끼나는 비트로 편곡되어 ‘부비부비’를 위한 최고의 음악으로 애용되었을 뿐 아니라, 음악 마니아들의 하이파이 스피커를 통해서도 울려퍼졌다. 그랬다. 이 예술적인 비트와 사운드를 싫어하는 사람을 찾아보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 아이돌의 팝 앨범은 레드 핫 칠리 페퍼스(Red Hot Chili Peppers)나 밥 딜런(Bob Dylan)의 기념비적인 앨범과 같은 선상에 올려져 찬사를 받았다.
이는 고전적인 비평의 기준이 변화했음을 의미한다. 새벽해가 뜰 때까지 클럽에 틀어놓으면 딱일 법한 이 쿵짝거리는 앨범이 이 정도의 지위를 획득했다는 것은 이미 ‘멜로디’라는 과거의 비평 기준이 그 압도적인 지위를 상실했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것이 비평의 종말을 의미하는가? 그웬 스테파니(Gwen Stefani)의 <Hollaback Girl>과 라디오헤드의 <Ideoteque>, 그리고 문희준의 <G 선상의
아리아>는 똑같이 멜로디가 부실하다. 그런데 라디오헤드의<Ideoteque>가 세기의 명곡으로, <Hollaback
Girl>이 당대의 팝으로 평가받는 것과 달리 <G 선상의 아리아>는 그저 잊고 싶은 졸작으로 남았을 뿐이다. 왜 그러한가? 멜로디는 예전처럼 절대적인 비평 기준으로서의 지위를 이미 상실했는데?
이는 변화를 종말로 곡해했기 때문이다. 비평의 기준은 과거와 달라졌지만 그렇다고 비평 자체가 무의미해진 것은 아니다. 단순한 예를 들어, 누군가가 개러지밴드(GarageBand)나 로직(Logic), 소나(Sonar) 따위로 미디를 대충 짜집기해 만든 예인의 자작곡을 듣고 “이 노래는 라디오헤드에 버금가는 실험성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한다면 이건 좀 비웃어줘도 된단 얘기다. 그웬 스테파니(Gwen Stefani)의 <Hollaback Girl>에 멜로디가 없다시피 하다 해서 멜로디가 개판인 어떤 노래를 변호해줄 수 있는 건 아니다. 이런 사례는 멜로디가 예전만큼 노래를 만드는데 절대적인 비평 기준이 되지 못하며, 비트와 사운드의 충실함이 그 자리로 치고 나갔음을 얘기할 뿐이다. 고전적인 비평의 기준이 변화했다고 해서 비평 자체가 종말하는 것은 결코 아니라는 얘기다.
물론 고전적인 비평의 방법이 붕괴된 것 또한 아니다. 저스틴 팀버레이크는 팀바랜드와 냅튠스, T.I. 같은 새 시대의 뮤지션들과 함께 예술적인 비트와 사운드로 한 장의 명반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그와 거의 동시에, 크리스티나 아길레라는 DJ 프리미어와 함께 올드 스쿨과 재즈라는 고전을 재해석하여 뛰어난
팝 앨범을 만들어냈다. 팀바랜드와 넵튠스의 방법론이 인정받는다고 해서 레드 핫 칠리 페퍼스의 그 고전적인 리듬감이 가치를 상실한 것은 아니며, 아무리 보수적으로 음악을 평가한다지만 그래미는 무려 포크 밴드인 딕시 칙스에게 주요 3부문을 모두 안겨 주었다. 좀 더 극단적으로 나아가, 모짜르트와 베토벤의 시기에 완성되고 또한 변혁되었다는 클래식의 방법론은 오늘날까지도 화성을 만드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론으로서 그 빛을 잃지 않고 있다.
도리어 인터넷의 시대를 맞아 비평은 과거 마니아들을 대상으로 ‘씬’을 창조하고 주도해나가던 힘을 좀 더 공중적으로, 대중에게까지 확대할 수 있는 힘을 얻었다. 비평의 생산자와 소비자가 뒤섞였다는 점에도 주목해야겠지만, 그것이 그동안 쌓여온 뮤즈의 지혜를 송두리채 뒤집어엎으리라 기대하는 건 아카데미즘에 대한 무작정적인 비토에서 오는 오진일 가능성이 훨씬 높다. 인터넷이 커뮤니케이션하듯이, 시대와 학문도 커뮤니케이션을 멈추지 않는 법이니까. 설령 음악이 단순한 취향의 문제일 뿐이며 학문적 분석이 전혀 의미 없다는 어떤 극단적인 견해에 동의한다 해도, 그것이 비평의 가치를 빼앗을 수는 없다. 더 많은 음악을 들은 사람으로부터 새로운 음악에 대해 소개받는다는 것이 대체 왜 권위주의와 아카데미즘으로 매도되는가. ….. 그런 의미에서 뜬금없는 한 줄 요약. 나는 아방가르드와 포스트모더니즘이라는 개뿔이 말놀음을 진심으로 혐오한다.

아내가 결혼했다 리뷰 검색하다가 들어왔는데..
왠지 여기저기 글 다 읽어봤어요
이거참 글 진짜 잘쓰시네요
감동하고 가요^^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