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대화, 기적의 과정>(월간조선사)은 박정희 시대 한국의 경제 체제를 교도자본주의(Guided Capitalism, 敎導資本主義)라고 칭한다. 당시 한국 산업은 대부분 자생력을 갖추지 못한 어린아이같은 상태로, 선진국의 기업과 정정당당하게 일전을 펼쳤다가는 전멸을 각오해야 할 수준이었다. 이에 박정희 정권은 관세 및 비관세장벽을 동원한 강력한 보호무역정책으로 외국 기업의 진출을 틀어막는 동시에, 국가가 직접 기업을 진두지휘하기에 이른다. 기업이 시장원리에 따라 어디에 투자하고 어떤 기술을 발전시킬지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직접 기업이 할 일을 감놔라 배놔라 하며 지정해준 것이다. 이것이 바로 교도자본주의, 즉 ‘국가에 의해 주도되는 자본주의’라는 기형적인 체제였다.

물론 우리 모두가 알다시피 박정희 정권의 교도자본주의는 큰 성공을 거두었고, 한국 근대화의 중요한 기틀이 되었다. 삼성이나 현대 같은 기업이 지금처럼 세계적인 대기업으로 성장하고, 중공업이나 조선 분야 등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게 된 데 박정희 정권의 교도자본주의가 큰 역할을 했음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교도자본주의는 시장의 흐름을 인위적으로 왜곡함으로써 오늘날 경제에 큰 부담을 주고 있는데, 대기업 위주의 기형적인 경제 구조나 내수 위축, 고노동 저임금 체계, 소비자 권리에 대한 왜곡된 인식 등은 그 대표적인 부작용이라 할 만하다. 그러나 이 모든 부작용 중에서도 가장 근본적이고 심각한 부작용이 하나 있었으니, 바로 ‘시장경제’와 ‘자본주의’, 곧 대한민국의 경제체제를 지탱하는 이념 자체가 교도자본주의라는 약물에 중독되었다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은 대한민국을 ‘규제공화국’이라고 부른다. 그 말은 일견 옳다. 그러나 이명박 행정부는 기업의 활동을 제약하는 것만을 규제라고 부르며, 오직 그런 것들만을 철폐하려 애쓴다. 일반 기업과 은행을 겸업하지 못하게 하는 원칙, 기업에 물리는 세금, 건축이나 개발을 막는 법, 부동산 관련 세금 철폐 같은 것들이다. 그러나 반대로 국가가 기존 사업자들에게 특혜를 계속 제공한다면 어떨까? 국내의 모 자동차 업체가 도요타 등의 하이브리드 카 개발 소식을 듣고 쓸모없는 짓이라며 콧방귀를 뀌다가, 정작 도요타의 하이브리드 카 프리우스(Prius)가 전무후무한 대히트를 치고 자사의 최고급 라인 렉서스(LEXUS)까지 이 기술을 확대해가자 정부에 하이브리드 카 개발을 위한 세제혜택이나 각종 지원을 요구했다는 가쉽은 유명하다. 그리고 실제로 해당 업체의 하이브리드카는 성능에 비해 터무니없는 가격과 외국 하이브리드 카에 비해 현저히 뒤떨어지는 친환경성 등 여러 부정적인 문제에도 불구하고 여러 혜택을 받았을 뿐 아니라, 정부기관이 나서 이 차를 구입해주기까지 했다.

위피(WIPI) 또한 국가가 직접 나서 시장을 교도하는 전형적인 사례라 할 만하다. 위피(WIPI)는 본래 좋은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요즘에는 사용자들이 휴대전화에 게임이나 내비게이션 등 유용한 프로그램을 직접 다운로드받아 사용한다. 그런데 옛날에는 SKT, KTF, LGT 등 통신사에 따라 이런 프로그램들이 돌아가는 기반이 달라서, 통신사에 따라 프로그램을 전부 따로 개발해야 했다. 개발자들에게 이중 삼중의 부담이 된 것은 물론, 상대적으로 점유율이 뒤지는 LGT 같은 경우에는 아예 프로그램이 잘 개발되질 않았다. 이에 정부는 위피(WIPI)라는 표준안을 만들고 통신사에 관계없이 모든 전화에 이것을 의무적으로 탑재하게 하여, ‘위피(WIPI)용’ 프로그램만 만들면 통신사에 관계없이 모든 휴대전화에서 게임, 내비게이션 따위가 잘 돌아갈 수 있게 만들었다. 이상과 달리 현실적으로 위피는 통신사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어 결국 통신사마다 프로그램을 따로 만들어야 했으나, 이전에 비해 개발자들의 수고가 줄어든 것은 확실했다.

그러나 위피(WIPI)는 2년여 만에 강력한 폐지 요구에 봉착한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시장은 엄청나게 빨리 움직이는데 국가는 복지부동의 자세로 잘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세계는 아이폰(iPhone), 안드로이드(Android), 오픈소스가 된 심비안(Symbian) 등 놀라운 기술이 선보이고 다투는 장이 되었다. 사용자들은 더 뛰어난 프로그램을 이용하기 위해 이리저리 움직였다. 그러나 한국의 사용자들은 이런 새로운 기술들을 이용할 수 없었다. 국가가 나서서 “무조건 위피를 써야 한다”고 국민들에게 명령한 탓이다. 위피는 한국 시장을 폐쇄한 것은 물론 낡아빠지기까지 했다. 누구도 위피를 개량할 생각을 하지 않았고, 실제로 개량이 되질 않았다. 나온다 나온다 말만 많던 위피 3.0은 여전히 그 그림자조차 보이질 않는다.

초기의 좋은 의도와 꽤 괜찮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결국 위피(WIPI)가 소비자들의 공적이 된 이유는 무엇인가? 그저 운이 없었기 때문인가? 아니면 통신사, 혹은 개발사들이 단순히 악(惡)했기 때문인가? 그렇지 않다. 위피는 너무나 자연스런 귀결을 맞았을 따름이다. 이제 막 ‘근대화’를 화두로 삼고 전진해가던, 곧 자본주의가 뭔지도 잘 모르던 옛날의 한국과는 달리, 현대 한국 사회처럼 고도화된 자본주의 국가에서 국가가 계획한대로 시장이 움직이는 일이란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는 국가가 계획한대로 시장이 움직이는 사회를 무엇이라고 부르는지 아주 잘 알고 있다. 그리고 그런 사회를 거부하고, 무시하며, 증오하기까지 한다. 국가가 계획한대로 시장이 움직이는 사회, 우리는 그것을 ‘공산주의’라고 부른다.

원래 국가는 공공성을 중시해야 한다는 점, 큰 성공을 거두는 것보다 작은 실패를 두려워해야 한다는 점, 규모가 지나치게 크고 견제할 도구가 없다는 점, 경쟁의 원리가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 등에서 시장에 비해 비효율적이다. 이외에도 더욱 많은 이유가 있고 그 내용도 훨씬 상세하지만, 이미 경제학이나 행정학, 경영학 등 온갖 학문의 고수들이 밝혀 놓았으니 굳이 또 이야기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국가는 시장에 가급적 개입을 피해야 하며, 아주 예외적인 경우에만 조심스럽게 개입해야 한다. 1) 소위 시장실패(시장기능의 실조)가 우려될 때, 2) 정부가 시장실패를 교정할 수 있으며, 3) 시장 개입으로 인해 시장실패 이상의 정부실패가 일어나지 않을 때에 비로소 개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위피 또한 그런가?

위피 도입 이전의 상황은 시장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LGT 사용자들은 휴대전화용 프로그램을 마음껏 사용하기 어려웠다. 개발자들은 2중 3중의 수고를 들여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했다. 경제학자라면 물론 이 상황에서도 가급적 시장의 원리에 따라 상황이 자연스럽게 호전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하겠지만, 정부가 개입을 결정했다고 해서 그게 오답인 것은 결코 아니다. 또한 정부가 개입할 경우 상황을 호전시킬 수도 있었다. 위피처럼 통합된 환경을 통신사들에게 강요하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세 번째 조건에서 문제가 있었다. 시장 개입으로 인해 시장실패 이상의 정부실패가 예견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우선 위피 기술의 발전이 해외 기업의 다른 기술에 비해 현저히 늦을 것이 예상되었으며, 소비자의 선택권이 제약될 것도 분명해 보였다. 국내 컨텐츠 업체의 자생력이 약해지고 해외 시장에서의 영향력이 축소될 것도 예상되었다. 그리고 이 모든 우려는 이미 현실이 되었다. 사실, 너무나 자명한 일이었다.

두 가지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첫 번째는 위피를 국제적인 플랫폼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이 방법은 완전히 실패했다. 위피는 국내에서만 사용되는 좁은 플랫폼이 되었다. 두 번째로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은 정부실패가 본격적으로 일어나기 전에 정부의 개입을 중단하고 시장 원리에 위피를 맡기는 것이었다. 정부의 정책 덕분에 위피는 사실상 국내 시장에서 지배적인 플랫폼으로 부상했다. 그렇다면 이것을 통신사와 개발사에게 맡기고 정부는 한 발 물러서는 방법을 고려할 만 했다. 그러나 정부는 놀랍게도, 정부 실패가 실제로 발생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위피를 더욱 강하게 밀어붙였다. 과거에는 스마트폰이나 PDA 폰(일정 수준 이상의 액정 크기를 가진 휴대전화로 규정되었다)에는 넣지 않아도 되었으나 이런 예외도 없어졌고, 무선인터넷이 작동하지 않는 휴대전화에는 빼도 된다는 예외조항도 없어졌다. 위피가 이미 탈선되어 정부 실패의 거친 낭떠러지로 미끄러져 추락하고 있는 동안 정부는 오히려 정부의 역할을 확대했다. 컨텐츠 회사를 지켜야 한다, 외국 회사의 침공을 막아야 한다는 명분에서다.

이 사례를 통해 한국 자본주의를 좀먹고 있는 교도자본주의 중독 현상을 본다. 정부실패가 뚜렷이 보이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정부에게 방패막이가 되어달라고 매달리고 있는 것이다. 이미 지배적인 플랫폼으로 부상한 위피가 그 시장 지배력을 잃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위피의 경쟁자들과 최소한 동등한 속도로 발전하기만 한다면 말이다. 그러나 그 정도 작은 불확실성조차 기업에게는 두려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휴대전화용 컨텐츠를 개발하던 회사들은 정부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국가가 자신들을 계속 지켜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세상에, 기업이 시장을 두려워하다니! 그리고 그 결과 이 회사들은 (그들이 하는 이야기에 따르면) 이미 위피가 지배적인 플랫폼이 된 지금에도 위피가 사라지면 회사가 망할 것이라고 얘기할 정도로 자생력을 잃고 만 것이다.

이미 한국 자본주의 사회는 어른이 되었다. 어른이 되어서까지 어머니의 치마자락에 몸을 숨기고 있는 마마보이는 결코 제대로 성장할 수도 없고, 결코 더 자라날 수도 없다. 교도는 이제 끝나야 한다.

  8 개의 반응

  1. 버튼을 잘못눌러서 트랙백을 두번 보냈습니다. 실수 ㅈㅅ..

  2. WIPI 의무화의 한계와 정부실패를 연결하는 건 좀 무리인 듯 싶습니다. WIPI를 기술표준화와 오픈소스같이 기술적인 문제로 좁혀서 보는 게 더 나을 것 같은데요. 구조적인 문제를 다루고 싶다면 이통사의 독과점과 연결하는 게 더 정확할 것 같습니다. WIPI하나 때문에 외국 이통사가 한국에 진입하지 못하는 건 아니거든요.

    • 좀 더 자세히 설명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위피(WIPI) 자체가 규제인 것은 아니지만 그것을 의무화하는 건 틀림없이 정부의 규제고, 2) 그 규제의 경직성으로 인해 (정부가 직접 한 건 아니지만) 비대응성과 비효율성이 발생했다고 볼 수 있는데 왜 정부실패의 사례로 보는 것이 무리인지 설명을 좀 해 주셨으면 좋았을텐데요.

      그리고 지는 외국 이통사 진입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안했거덩요. “컨텐츠 개발사들이 위피가 외국 (단말기 회사와 외국 컨텐츠) 회사의 진입을 막아야 한다는 명분으로 위피를 지켜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고는 했지만.

      또 이통사의 독과점이란 게 ‘시장을 독과점’하는 것인지, ‘주파수를 독점’하는 것인지, ‘컨텐츠를 독점’하는 것인지도 잘 모르겠구요. 앞에 두 가지라면 위피 문제랑은 전혀 상관없는 얘기니 넘어가고, 이통사의 컨텐츠 독점 현상도 지금 제가 주장하는 문제와는 좀 동떨어지는 이야기인 것 같은데요. 물론 이통사의 컨텐츠 독점이 좋다는 얘기는 아니지만, 그건 정부 개입으로 해결할 방법이 마땅찮잖아요. 세계적으로도 그 문제를 해결한 전례가 거의 없고.

    • 해달님이 잘 나가다가 마지막에 ‘외국 이통사’라고 실수하신 듯 한데 문맥상 ‘해외제조 단말기’가 맞을 것 같네요.

      이통사의 컨텐츠 독점이 좋지 않다는걸 아는 사람이 단말기 유통 시장의 독점 현상에 대해서는 왜 일언반구도 없죠? 위피만 그렇게 만만해 보이나요? 관련 규제중에 해당 플랫폼에서 위피 애플리케이션이 몇개 이상 출시되어야 한다는 식의 규제라도 있나요?

      “위피 따위”를 의무 탑재하는 것이 분명히 규제가 되는 것은 맞지만, 문제는 주인장께서 목빠지게 기다리는 “아이폰님”이 국내에 모습을 드러내시는 거에서 위피 따위가 대체 얼마나 지장이 되느냐는 겁니다. KTF에서 정말 똥줄이 탄다면 하청을 주든지 해서 그놈의 찰거머리맨 하나 더 만들면 되죠. 설마 애플이 VM 애플리케이션은 못만들게 해서 안된다는 말은 안하시겠죠?

      ‘시장을 독과점’에는 단말기 유통 시장을 독점한다는 이야기도 있는데요. SKT, KTF, LGT를 통하지 않고 단말기를 살 수 있습니까? 그네들이 단말기를 “출시해주시지” 않으면 감히 소비자 나부랭이가 단말기를 손에 쥘 수 있습니까? 통신사의 마케팅 정책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단말기 출시를 가지고 위피 까는데만 앞장서는게 참으로 딱합니다.

    • 74씨, 님하의 내공이 너무 후덜덜한 나머지 남들을 전부 맥빠에 애플빠에 생각도 없는 무뇌아로 취급할 수 있을 정도라서 저는 도저히 대적할 생각조차 할 수가 없군요. 그냥 조용히 있으려고 했는데 할 말을 해야겠습니다. 강요는 못하겠지만, 엔간하면 그만 나가주세요.

  3. 이통사의 독과점 또한 문제점중에 하나이고 , 외국에서 보건대 4500만 규모의 작은 시장인 한국에서의 성공도 점칠 수 없는 판국에 위피 라는 우리네들만의
    것을 가지고 있으니 진입하기가 껄끄럽고 힘든 것은 사실입니다.

    여러가지 문제점중에 위피 또한 분명 큰 문제점임에는 틀림이 없는 것 같습니다.

  4. 외국이통사의 한국진입은 74님이 지적하신 대로 ‘해외단말기’가 맞는 거구요…(죄송…)

    1)기술표준을 만들어 강제하는 걸 정부의 규제라고 볼 수 없을 겁니다. 예를 들어 보죠. 만약 정부가 웹표준을 지켜서 웹사이트를 만들라고 기업에 강요했다면 IE가 아니면 도저히 웹서핑을 할 수 없는 지금의 한국의 웹 환경이 만들어지진 않았을 겁니다. 기술표준을 준수하는 건 굉장히 중요한 문제입니다.

    2)기술표준을 강제하는게 문제가 아니라면 기술표준 자체가 문제라고 볼 수 있을 겁니다. WIPI의 문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을 겁니다. 기술환경 변화에 뒤쳐진 모바일 환경을 제공한다는 점(예를 들면 인터넷 시대에 아직도 PC통신 사업을 유지하는 것 같다고 할까요.)과 컨텐츠 독점을 유발한다는 점 (네이트온으론 SK 컨텐츠 밖에 사용할 수 없다는 점). 그 이전에 WIPI 기술표준에 대한 관리가 너무나 허술해 개발환경이 아주 엉망이라는 단점도 있지만 일단 제쳐두고…

    이제 인터넷 컨텐츠를 휴대폰에서 볼 수 있는 단말기와 브라우져, 모바일(에 최적화된 웹)사이트가 나오는 시대에 WIPI는 사실상 없어져야 할 운명인거죠. 하지만 컨텐츠 독점을 유발해 기업에 막대한 이익을 가져다주기 때문에 정부에서 없애고 싶다 해도 기업이 이를 반길 입장은 아닐 겁니다. 물론 기업들도 바보가 아닌 이상 사업환경 변화에 따른 수익모델을 찾겠지만, 당장 “스스로” WIPI를 포기하는 일은 없겠죠. 그래서 컨텐츠 독점은 굉장히 중요한 문제입니다. 이게 돈을 벌어다주니 기업이 기술환경 혹은 시장환경 변화에 따른 유연한 대응을 못하게 된다는 거죠.

    이것이 KTF나 SKT에서 외국제조사 단말기를 도입하려는 것과 모순되는 면이 있긴 하지만, 한국 기업에서도 풀브라우징이 가능한 폰을 출시하는 등 시장변화에 대응하려고 하기 때문에 두 문제 사이에는 미묘한 뉘앙스의 차이가 있다고 생각되네요. WIPI가 아직까지는 풀브라우징보다는 나은 최적화된 모바일 환경을 제공하는 등의 기술적 문제가 관여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 제가 모바일쪽 개발자도 아니고 자세한 사항은 모르겠습니다.

    요지는 WIPI자체가 컨텐츠 독점을 유발하는 구조이고, 이에 따른 이통사의 수익이 엄청나기 때문에 비대응성과 비효율성이 발생한다는 겁니다. 물론, 정부가 의무적으로 WIPI를 탑재했기 때문에 생기는 구조적인 독점도 있지만, WIPI 자체 특성에 의한 기술적인 독점도 고려를 해야겠죠.

    • 해달님의 말은 예인님과 크게 다른점은 없습니다만, 핀트가 어긋난 부분이 있는 것 같군요.

      1번에 관한 사항으로는 표준 강제준수가 규제로 볼 수만은 없다고 예인님도 말하고 있죠. 다만 그게 상황에 따라서 다르다는 거고 해달님은 교통 정리를 위한 규제에 대해선 규제로 볼 수 없다고 단언하고 있다는 게 다른거죠. (당연히 규제로 볼 수 없다는 말은 규제가 아니다라는 말이 아니라 정부실패의 문제로 귀결될 수 없다는 뜻이겠죠?)

      2번에 관해선 기술표준이라고 하지말고 그냥 WIPI라고 하는 게 서로 쉬운 대화의 지름길인 것 같고요.
      결국 해달님의 논조로는 WIPI가 컨텐츠 독점을 유발하는 건 맞는데, 그것을 표준으로 삼고 지키라는 정부의 강제사항에 대해선 별로 연결시킬만한 문제가 없다는 거겠죠.

      해달님 말씀처럼 기업입장에서 당장 의무화 철회에 관해서 반길 입장이 아니라는 것도 맞고 원천적으로는 그걸 이용해먹는 이동통신사들의 문제라는 점들도 다 맞습니다.

      그런데 그런 문제점들을 심화시키는 게 이런 정부의 강제 규제가 아니고 무엇일까요? WIPI 특성에 의한 기술적인 독점이란 말은 무슨 뜻인지 모르겠습니다. WIPI의 목적이 각기 다른 모델들에 대해 표준을 제시하는 건데 그걸 보통 독점이라고 하나요?

      결과적으로 독과점 현상이 발생되었지만 그것은 WIPI의 특성이 잘못되었기 때문이 아니라 규제를 할 때와 풀어줄 때를 모르고 계속 의무화를 강행해온 정부의 잘못이 클 수밖에 없죠. WIPI는 원래 그런거고 그 컨텐츠의 질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속성 자체에 대해 따지고 드는 건 핀트가 어긋난 것 같습니다.

      WIPI 뿐만 아니라 지금 다들 개발에 열 올리는 표준 플랫폼들이 다 그렇죠. 결국 현재로선 규제만 없다면 소비자들 입맛에 맞게 시장이 나아갈 수 있다는게 중요한 거 아니겠습니까?

 댓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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