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도 군대가라!” “시바 그럼 남자도 임신하든가!” 잊을 때 쯤 되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라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는 여성 징병 떡밥. 사실 워낙 그 역사가 오래된 탓에 대표적인 인터넷 찌질이짓으로 인식되고 있고, 그 떡밥을 무는 것 자체만으로도 ‘쪽’팔린 일로들 생각한다. “여자도 군대가라”는 소리가 나오면 “남자들이 자기네 피해의식을 여자에게 전가하는 것 뿐”이라며 논리의 비약이라고 펄쩍 뛴다…… 그런데 이쯤 되니 슬쩍 궁금해진다. 이게 그렇게 찌질한 떡밥인지.
사실 군복무를 남성만이 해야 할 합리적인 이유는 없다. 여성계는 후진적인 병영문화의 희생자를 굳이 늘릴 필요가 없다고 강변한다. 또 ‘사회적으로’ 여성이 받고 있는 차별을 생각해볼 때 굳이 군 입대 문제에서만 남녀평등을 따지는 이유가 뭐냐고 따진다. 괜찮은 얘기다. 고개를 끄덕일 만 하다. 그런데 이게 합리적인 이유라고 보기는 어렵지 않은가 싶다.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국방의 의무를 진다, 헌법은 분명 이렇게 얘기한다. 그렇다면, 여성은 여러모로 차별을 많이 받으므로 국방의 의무를 질 필요가 없다는 식의 주장은 헌법을 부정하는 것이 아닐까? 헌법과 법률에 따라 성별에 따른 차별을 금지하고 있음에도 현실적으로 이것이 지켜지지 못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법적으로 남성만이 입대하도록 되어 있는 ‘법’과 동등한 것으로 취급하는 것이 정말 합리적일까?
그래서 궁금했다. 국방부는 과연 어떤 이유를 댈지. 국방부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모든 국민에게 국방의 의무가 있는 것은 사실이나, 그 구체적인 방법으로서 누구에게 군복무를 시킬 것인지는 입법자의 광범위의 재량에 속한다.
오오, 간지.
단순한 얘기다. 국방의 의무라는 것은 입대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훨씬 광범위한 범위의 것이다. 따라서 군복무를 누구에게 시킬 것인가 하는 문제는 입법권자가 최적의 군사력 유지를 위해 알아서 정할 수 있는, 말하자면 광범위한 재량권을 인정해줄 수 있는 문제라는 것이다. 또한 따라서 같은 논리에 따라, 입법권자가 목적에 맞게 남성만을 입대 대상으로 정한 것은 차별의 범주에 들어간다고 볼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래서 그 ‘광범위한 국방의 의무’ 중 여성이 무엇을 부담하고 있는지는 불분명하다. 게다가 남성만이 병역의 의무를 지는 법 조항이 현실적인 불이익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도 엄연한 사실. 특히 개개인의 ‘스펙’이 취업과 미래에 굉장히 중요한 요소가 된 21세기 무한경쟁사회에서, 한창 능력을 키워야 할 20대의 중간 2년여를 ‘국방의 의무’를 위해 국가에 온전히 바쳐야 한다는 것은 상당한 부담일 수밖에 없다. 물론 군입대 자체가 이미 신성한 국방의 의무는 커녕 온전히 손해만 보는 것으로 여겨지는 사회 분위기도 무시 못한다. 결정적으로 군생활이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몹시 고된 일이라는 사실이야말로 여성 징병 떡밥이 이토록 오래도록 식지 않는 가장 중요한 이유일 것이다.
결국 문제는 다시 ‘사회적’인 것으로 변한다. 여성이 겪는 차별을, 남성에게 또다른 차별감을 겪게 만듦으로써 보상할 수 있을까. 해결이 안 되는 문제다. 결국 시간밖에 답이 없는 모양이다.

그냥 여성들에게 ‘군면제세’를 거둬서 사병들 월급으로 주는게 좋을 거 같네요 -_-;
‘국방의 의무=징병제’라고 생각하는 한국 남성들의 자기모순이겠죠.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한국 여성계의 대표적 사례가 아닐까요?
군가산점 폐지는 얼씨구나 하면서, 여성도 국방의 의무를 져라.. 라고 하면 핏발 세우면서 그건 절대 안된다고 하니…
다른 여자가 불리한 사회적 남녀차별은 강력한 이의제기를 하면서..
신임교원 임용시 남성 비율을 일정정도 보장한다거나..
남녀가 똑같이 신입으로 들어왔을 때, 힘쓰는 일이나 밤새는 일은 남자들이 맡게 되는 것 같은 부분에서는..
평소 남녀차별에 대해 할 말이 많으시던 여성분들도 입을 꼭 다무시더군요..
여성 군입대까지는 무리라고 해도, 위에 Eminency님 말씀처럼 일정 정도 금전적인 부담을 지워서…
열악한 사병 복무환경 개선에 사용하는 것이 가장 적절한 해결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멀리 보지 않아도 조선시대의 ‘군포제’ 라는 전례도 있구요~
군대문제가 남녀구도의 문제였나? 군대에 가는자와 가지 않는 자의 문제가 아닌가? 그리고 여성계에서 군대징병문제에 반대하는 건 단지 여성이 차별을 더 받기 때문에 그런게 아닌 것 같던데.
가는 자와 가지 않는 자의 문제 맞습니다. 남여 대결구도로 가는게 옳지 않다고 하면서도 늘 그렇게들 쓰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