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부 산하 사학분쟁조정위원회(이하 사분위)가 결국 상지대 이사를 선임했다. 모두 9명의 이사회 구성원 중 김문기 전(前) 이사장 측 추천인사가 4명. 원래 5명을 선임키로 했다가 1명을 줄이고 대신 임시이사를 파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사분위는 김문기 씨가 당시 학내 분규의 당사자이기 때문에 이사로 선임하지 않았다고 ‘짐짓’ 객관적인 척 얘기했지만, 정작 김문기 씨의 아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이사회에 발을 들였다. 임시이사 파견이란 방식으로 실상 문제를 뒤로 미룬 것 뿐 결국 김문기 전 이사장 측이 이사회의 과반을 장악하게 될 것은 정해진 수순이다.
김문기 전 이사장이 어떤 인물인지는 시사인의 관련 기사를 통해 엿볼 수 있다. 시사인은 그를 사학비리로 퇴임한 인물로 묘사한다. 그러나 시사인의 관점이 모두에게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니다. 사실 내부의 사정을 정확히 알 수 없는 사람들은 상지대 사태를 현 – 구 학교 운영주체 사이의 권리 싸움으로 보기도 한다. 심지어는 그동안 좌파 세력이 설립자로부터 학교의 운영 권리를 빼앗으려는 음모를 꾸며왔고 이제서야 올바른 결정이 내려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서로 다른 목소리들 사이에서 진실을 알아낸다는 건 그만큼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사태를 ‘비상식’이라 부르기를 저어하지 않는다. 그것은 사분위의 결정이 민주주의의 기본적인 원칙조차 지키지 않은 것이기 때문이다. 사분위가 어떤 논의를 통해 이사회 구성원들을 선임했는지, 김문기 측 추천인사가 어째서 이사회의 과반을 차지하게 되었는지 사분위원들 외에는 아무도 모른다. 사분위의 결정은 밀실에서 그들끼리의 회의를 통해 내려졌고, 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것이 공공의 일이라는 것, 학생들을 포함한 학내 구성원들에게 아주 중요한 일이라는 것, 사학을 어떻게 볼 것인가, 교육이란 어떤 것인가에 대한 테제가 이 결정과 맞닿아있다는 것, 이런 것들은 잊혀지거나 무시당했다.
김문기 전 이사장 측의 복귀 소식에 울부짖는 학생들이 있고, 상지대가 드디어 설립자의 손에 되돌아왔다고 기뻐하는 옛 민자당 국회의원이 있다. 누구의 주장이 옳은지 판단하는 건 사실 당신의 몫이다. 단 – 성급히 판단을 내리기에 앞서 꼭 고려해야 하는 것이 있다. 사분위의 결정이 밀실에서 이루어졌다는 것. 그리고 그 밀실을 열어야 한다고, 그런 결정이 내려진 이유, 절차, 그 근거를 알려달라고 줄기차게 요구해왔던 것은 김문기 전 이사장의 복귀에 반대한 학생들이었다는 것. 밀실과 공개, 어느 쪽이 민주주의다운 것인지는 굳이 활자로 쓸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상지대 문제가 결국 우려하던 방향으로 흘러가는 모양이다. 아 젠장, ‘이래서 아랫것들은..’ 하는 몇몇 놈들(사분위나 김문기나 기타등등 많으니 이하생략)에게 ‘저딴 윗**들은..’ 이라고 답변한다.